* 이 수업은 서울시 남부교육지원청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세곡초 4회차 <나의 취향 찾기> 수업 후기
- 일시: 2023.6.1(목) 09:00~10:30
- 대상: 3학년 3반/20명
4회차 중 마지막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의 과제가 ‘내가 좋아하는 그림 가져오기’였는데, 그래서인지 교실 분위기가 다른 때보다 조금은 들뜬 듯했습니다. 자신이 고른 그림을 종이에, 테블릿PC에 담아온 아이들의 얼굴엔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이제 예술이 어떻게 느껴져요?”라고 묻자, 아이들이 “친근해요” “재미있어요”라고 큰 소리로 답했습니다. 예술을 좀 더 편하게 느끼게 되었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번 주 과제를 위해 미술관에 다녀온 친구들이 있었는지 묻자, 대부분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습니다. 방학 때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미술관에 가고 싶다며 한목소리로 외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제 마음 역시 벅차올랐습니다. 4주간의 예술 수업에 참여하면서 이제 그림이 어렵고 난해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내가 보고 느낀 만큼 좋아하고, 그 마음을 당당하게 표현해도 된다는 사실이 아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 같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아트북 속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가장 좋아하는 그림으로 선택했습니다. 더 다양한 그림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이 어떤 그림을 좋아하는지 고민해보고 선택하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회차 그림들 중 글을 쓰지 않았던 그림 하나를 골라온 아이들도 있었고, 온라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여 가져온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4회차 15분 글쓰기를 하는 동안 4주간의 예술 수업 중 가장 진지하고 깊이 몰입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페이지를 꽉꽉 채운 아이들이 많았고, 글 속에 자신의 마음과 그 그림을 그린 작가의 마음을 오롯이 담아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술의 힘이며, 15분 글쓰기의 힘이라는 걸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글쓰기에서 미션이 하나 더 있었는데요. 바로 자신이 선택한 그림에 질문을 하나씩 써보는 것이었습니다. 발표 시간에 자신이 만든 질문을 반 친구들에게 물었는데, 반응이 매번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자신이 던진 질문에 너도 나도 손을 드는 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누구의 이야기부터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아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보였습니다. 그림을 고른 아이가 묻고 친구들이 답하는, 그야말로 그림으로 주고 받는 재미있는 소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는 질문을 세 가지나 만들었고, 또 어떤 아이는 글은 조금 썼는데 질문이 무척 새롭고 재미있어서 큰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스스로 멋진 질문을 만들 수 있고, 그 질문으로 친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발표와 질문을 마친 아이들의 눈빛은 자신감과 기쁨으로 한층 더 밝게 빛났습니다.
수업을 마치기 전, 아이들에게 4주간의 수업이 어땠는지 소감을 물었습니다. “그림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게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지금은 쉬워졌다” “그림 보는 일이 재미있었다” “조금 어려웠지만 또 재미있었다. 어려운 건 글을 쓰는 것이고 재미있는 건 발표하는 것이었다” “그림에 대한 친구들의 이야기가 다 달랐는데, 들어보는 게 좋았다” 등의 소감을 들려주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도 처음에는 아이들이 글쓰는 게 조금 어려워 보였는데, 점점 달라지는 모습, 잘 쓰게 되고 재미를 느끼며 쓰는 모습을 보며 놀라웠다고 전해주셨습니다.
4주차(8시간)가 아닌 5주차(10시간)로 진행하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아이들도 예술 수업을 통해 이런 경험을 꼭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들려 주셨습니다. 다만, “아트북 속 그림은 모두 다 좋은데, 그림에 관련된 글이 3학년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운 것 같습니다. 5~6학년은 이 그림 논제로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3학년에게는 글의 의미를 조금 더 쉽게 풀어서 전해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는 의견도 전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그림 한 점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다른 친구들의 공감과 칭찬, 응원을 얻는 과정은 교실 안을 밝고 따스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림이 낯설었던 아이는 회차가 더해갈수록 그림이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하고, 글쓰기가 어려웠던 아이는 이젠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앞에서 생각과 질문을 거침없이 써내려갑니다.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레 낭독하던 아이는 점점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꼭꼭 눌러쓴 글을 멋지게 발표합니다. 길지 않은 시간인 4주 동안 자신만의 속도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예술 감성교육의 힘을 깊이 실감했습니다. 예술의 주체가 나인 것처럼 삶의 주체 역시 나 자신임을,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며 소통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함께 경험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작권자 - (주)즐거운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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