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 17회 - 세검정

김민주 작가와 도시탐험 - 세검정


안녕하세요. 도시탐험가 김민주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그동안 16회에 걸쳐 서울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오는 6월 22일(토)에는 종로구 세검정 길을 걸으려 합니다.


우리는 세검정(洗劍亭)을 조선시대 나중에 인조가 된 능양군이 당시 왕이었던 광해군을 무너뜨리려는 쿠데타를 모의하려고 거사 동지들과 함께 모여 세검정 정자에 모여 칼을 씻은 장소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 쿠데타 모의에 능양군이 참석했던 것은 아니고 휘하의 이귀, 김류 등이 광해군 폐위 문제를 의논하고 홍제천 물에 칼을 씻었지요. 


이번 도시탐험은 세검정을 중심으로 종로구 신영동과 홍지동을 걷습니다. 도로와 하천으로 보자면 진흥로와 홍제천을 따라 걷습니다. 진흥로가 혹시 신라 진흥왕과 관계 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 텐데요. 맞습니다. 북한산 비봉 정상에서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도로 이름이 그렇게 정해졌습니다. 추사 김정희가 비문을 제대로 해독하여 진흥왕 순수비였음을 입증했지요. 






더구나 2023년에 신영동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신축하던 중에 고려 유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에 고려 유적이 부족했는데 이렇게 발견되어 관심을 많이 끌었습니다. 무신정권 시대인 1198년에 세워진 공공기관으로 추정되는 건물인데, 정확한 부지는 '종로구 신영동 248-32'입니다. 2023년 12월부터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많이 기대됩니다. 우리는 이 신영동의 고려 유적부터 길을 걷습니다.


이 고려 유적에서 진흥로를 따라 좀 걷다 보면 신영동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 서울세검정초등학교가 널찍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초등학교 부지에 총융청이 있었는데 인조 시기에 설치된 중앙군영이었지요. 광주, 양구, 수원 등 경기도 지역의 군사 일을 맡았는데 영조 시기에는 북한산성의 수비를 맡기도 했습니다. 총융청 부근에는 일찍이 태종 시기에 국가에서 사용하는 종이를 만드는 조지서라는 관청이 있기도 했습니다. 종이를 만들려면 나무가 있어야 했기에 세종은 닥나무를 주위에 많이 심도록 했습니다.


세검정초등학교 부근에 오면 홍제천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홍제천 가에 신영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이 정자는 오래된 정자가 아니지만 우리가 잠시 쉬기에 적당합니다. 연산군은 원래 있었던 장의사 절을 허물고 홍제천이 내려다 보이는 경치 좋은 이곳에 탕춘대라는 누대를 만들어 연회를 자주 베풀었습니다. 탕춘(蕩春)은 질펀하게 봄을 즐긴다는 의미이죠. 영조는 이 일대에서 무사들을 선발하여 훈련을 시켰기에 연융대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조금만 내려오면 세검정 정자가 보입니다. 이 정자는 처음에 언제 지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영조 시기에 고쳐 지으면서 세검정 현판을 달았습니다. 세검정은 무신들이나 종이를 씻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애용되곤 했었지요. 1941년에 화재가 나서 1977년에 복원하여 지금의 세검정이 되었습니다.


부근 높은 곳에 상명대 캠퍼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1937년에 상명여자고등기예학원으로 세워진 이후 상명여자사범대학을 거쳐 상명여자대학교로 되었으나, 1996년에 남녀공학으로 바뀌며 지금의 상명대학교가 되었습니다. 현재 천안에도 캠퍼스가 있지요. 우리는 상명대 캠퍼스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대학 입구 근처의 이광수 별장을 찾아갑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지나치면 한옥이 하나 보입니다. 이광수가 1934년부터 5년 동안 이 개량한옥에 머물면서 여러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한옥은 1970년경에 새로 지은 집입니다.


홍제천을 따라 약간만 내려가면 홍지문이 보이죠. 홍지동이라는 행정구역은 바로 홍지문에서 나왔습니다. 서로 떨어진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서로 잇기 위해 조선시대에 탕춘대성을 관문성 성격으로 만들었고, 홍제천과 만나는 곳에 세운 관문이 바로 홍지문입니다. 북쪽 문이라 하여 한북문이라고도 불렀지요. 홍지문 바로 옆에는 홍제천을 가로막는 수문으로 오간수대문이 있습니다. 1921년 홍수로 홍지문과 오간수대문은 무너졌으나, 1977년에 탕춘대성과 함께 다시 지어졌습니다.






세검정로와 자하문로가 만나는 곳에 석파랑이라는 한정식집이 보입니다. 이 집은 원래 대원군이 즐겨 갔던 석파정의 부속 사랑채로 대원군의 별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1958년에는 서예가 손재형의 집이 되기도 했지요. 이곳에서 자하문로를 따라 올라가면 석파정 서울미술관을 거쳐 본격적으로 부암동 명소(무계원, 안평대군 이용 집터, 현진건 집터, 환기미술관 등)가 나옵니다. 하지만 부암동은 볼 것이 많아서 다른 날짜에 별도 코스를 만들어 걷기로 하겠습니다.


우리는 6월 22일(토요일) 오전 9시 30분에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버스 정류장에서 뵙겠습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구기동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여 고려 유적지부터 세검정 길 투어를 본격 시작합니다.



투어 코스: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 (7022번, 7211번, 7212번 버스 타고 15분 이동하여 구기동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 신영동 고려 유적지 -> 세검정초등학교(총융청 터, 조지서 터) -> 신영정 -> 탕춘대 터 -> 세검정 정자 -> 이광수 별장 -> 홍지문 -> 석파정 별당(석파랑)






'김민주 작가와 인문학기행' 모임은 우리의 역사를 발로 직접 딛으며 체험하는 시간입니다. 공부는 책상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크투어>,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나는 도서관에서 교양을 읽는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시티노믹스> 등 문화와 역사, 경제 관련 책을 쓴 김민주 작가가 안내합니다. 그는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역사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저작을 집필하고, 역사의 현장에 대한 답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역사문화여행 모임 '컬쳐클럽'을 운영하며, 70회 투어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그간 '서울역사 워킹투어' 모임을 통해 광화문길, 갑신정변길, 남산 북변길, 남산 남변길, 인왕산 서대문길, 구보씨 길, 겸재정선 허준의 길, 혜화동 동숭동 길, 효창원 청파길, 노량진 상도동길, 마포나루길, 청와대길, 낙성대, 성북동, 중림동 일대를 답사했습니다. 우리 역사와 문화, 지리에 관심이 많고, 문화 교양과 안목을 키우려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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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일정 

일시: 6월 22일(토) 오전 9시 30분 ~ 12시

장소: 경복궁역 3번 출구 (3호선)

인원 : 20명 내외

금액 : 25,000원

기타 : 무선 가이드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문의 : 이메일(master@artwith.kr) 



가이드 – 김민주 

서울대학교와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은행, SK그룹을 거쳐 컨설팅사 리드앤리더 대표로 있다. 지은 책으로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다크 투어》 《시티노믹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나는 도서관에서 교양을 읽는다》, 옮긴 책으로는 《깨진 유리창 법칙》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THE NEXT》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등이 있다. 올해 6월에 《세계를 이끈 미국 대통령》이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