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 - 중림동

김민주 작가와 도시탐험 - 중림동


‘중림동’ 하면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중리단’ 하면 익숙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태원의 경리단길처럼 중구 중림동에 생긴 먹거리 길이다. 서울역의 서쪽에 서부역이 있었는데 바로 그 부근이 중림동이다. 서울역 상공을 가로지르는 높고도 긴 육교 ‘서울 7017’이 생겨 중림동으로 가는 접근성은 훨씬 나아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당 하면 명동성당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약현성당이 6년 먼저 세워져 최초다. 조선 시대에는 이 언덕에 약초를 기르는 밭이 많아 약현(藥峴)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우리가 잘 아는 노량진수산시장은 원래 중림동에 있었다. 마포나루에 하적된 다량의 생선이 서대문/서소문을 통해 도성 안으로 들어갔는데 길목인 중림동에 서울수산시장이 생겼다가 1971년에 노량진으로 이전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5월 18일(토) 오전에 중림동을 걸으려 한다. 중림동에는 도대체 어떤 역사문화 공간들이 많길래 그곳에 가려고 하는 걸까?


무엇보다도 가톨릭 유적, 건축물이 많다. 조선시대에 남대문(숭례문) 바로 밖의 칠패시장에서 중죄인 처형을 많이 했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경고 겸 홍보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박해’(기해, 병오, 병인 박해)로 대표되는 가톨릭 교인 처형도 여기에서 이루어졌기에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이후 6년 되던 해에 가톨릭교에서는 칠패시장이 내려다 보이는 약현 언덕에 약현성당을 세웠다.


그리고, 칠패시장에서 처형당한 복자를 기리기 위해 서소문역사공원과 순교자 현양탑이 1984년에 조성되었고, 지하 공간을 이용하여 아주 훌륭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2019년에 개관되었다. 망나니가 피 묻은 칼을 씻었던 두께우물도 야외에 보존되어 있고, 노숙자 예수 조각 작품도 보인다.






약현성당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숭례문까지 칠패로가 펼쳐 있다. 이 칠패로에는 고산자 김정희 기념비, 강희맹 집터, 칠패시장 터, 염천교, 수제화거리도 보인다. 대동여지도 제작자, 김정호(1804~1866)가 말년에 이곳 약현에 살았다. 자신이 전국을 많이 돌아다녔지만, 그 지식만으로는 대동여지도를 만들 수는 없었고 조정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지리정보를 많이 제공받았다. 김정호의 호인 고산자(古山子)는 산의 뿌리를 찾는다는 의미다.


강희맹은 세조/성종 시기에 이름을 날렸던 문장가로 한시에 매우 능해 전국의 많은 정자에 자신의 한시를 남겼다. 강희맹의 형, 강희안도 서예가로 이름을 날렸다. 숭례문에 가까이 가면 신한은행 본관 뒤편에 태평관 터 표지석이 조그맣게 보인다. 조선시대에 중국 사신이 한성에 오면 이곳에 머물렀는데, 태평관 때문에 인근 도로 이름이 한때 태평로이기도 했다.







우리는 중림동길 걷기를 충정로역에서 시작한다. 이 역에는 5호선과 2호선 지하철이 모두 정차한다. 5호선 10번 출구로 나오면 민영환 선생 동상이 우리를 맞는다. 이 동상은 원래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옆 우정총국 부지에 있었으나, 민영환의 시호인 충정(忠正)의 의미를 따라 충정로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 서울시는 동상을 이곳으로 옮겼다. 올바른 결정이었다. 


서소문로 따라 약간 걸으면 프랑스대사관이 보인다. 프랑스공사관은 원래 정동에 있었는데, 을사늑약 이후에 도성 밖의 이 자리로 옮겨져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1960년에 건축가 김중업의 멋진 설계로 대사관 건물이 세워졌고, 개축, 증축을 통해 2023년에 재개관했다. 프랑스대사관 주위를 걸으며 한국과 프랑스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프랑스 대사관에서 서소문역사공원으로 이동하는데, 이곳은 앞서 말한대로 가톨릭 사제와 교인들이 많이 처형된 곳이다. 당시 가톨릭 사제들은 모두 파리외방전교회에서 파견되었기 때문에 이번 중림동길 걷기는 프랑스와 여러모로 연결된다. 약현성당에 가면 아름다운 본당은 물론이고 서소문선교자기념관에도 들러 많은 유물과 전시물을 본다. 


언덕에 위치한 약현성당에서 내려와 칠패로를 따라 걸으며 김정호 기념비, 염천교 수제화거리, 강희맹 집터, 칠패시장 터, 태평관 터를 둘러보고 삼성본관에서 중림동길 걷기를 마무리한다.


코스: 충정로역 ~민영환선생 동상 ~프랑스대사관 ~서소문역사공원/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고산자 김정호 기념비 ~약현성당/서소문순교자기념관 ~염천교 수제화거리 ~강희맹 집터 ~칠패시장 터 ~태평관 터






'김민주 작가와 인문학기행' 모임은 우리의 역사를 발로 직접 딛으며 체험하는 시간입니다. 공부는 책상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크투어>,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나는 도서관에서 교양을 읽는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시티노믹스> 등 문화와 역사, 경제 관련 책을 쓴 김민주 작가가 안내합니다. 그는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역사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저작을 집필하고, 역사의 현장에 대한 답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역사문화여행 모임 '컬쳐클럽'을 운영하며, 60회 투어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그간 '서울역사 워킹투어' 모임을 통해 광화문길, 갑신정변길, 남산 북변길, 남산 남변길, 인왕산 서대문길, 구보씨 길, 겸재정선 허준의 길, 혜화동 동숭동 길, 효창원 청파길, 노량진 상도동길, 마포나루길, 청와대길, 낙성대, 성북동 등을 답사했습니다. 우리 역사와 문화, 지리에 관심이 많고, 문화 교양과 안목을 키우려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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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일정 

일시: 5월 18일(토) 오전 9시 30분

장소: 5호선 충정로역 10번 출구 (혹은 2호선 충정로역 1번 출구)

인원 : 15명 내외

금액 : 25,000원

기타 : 무선 가이드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문의 : 이메일(master@artwith.kr) 



가이드 – 김민주 

서울대학교와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한국은행, SK그룹을 거쳐 컨설팅사 리드앤리더 대표로 있다. 지은 책으로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다크 투어》 《시티노믹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 《나는 도서관에서 교양을 읽는다》, 옮긴 책으로는 《깨진 유리창 법칙》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THE NEXT》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등이 있다. 올해 6월에 《세계를 이끈 미국 대통령》이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