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수업은 서울시 남부교육지원청의 지원으로 진행된 수업입니다.
일시 : 6.1.~6.22 / 매주 목요일 총 4회
장소 : 신도림초 3학년 3반 / 31명
전체 평가 (좋았던 점 / 아쉬운 점)
- 4회차 교육을 통해 미술관을 가지 않았던 아이들이 부모님께 가까운 미술관에 가자고 졸라서 다녀왔다고 함. 이제는 어떤 그림 앞에서도 쫄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글쓰기를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마지막 시간에는 자연스러워져서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글을 시로, 편지로, 일기로 발표하고 싶다고 신나서 쓰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음.
- 아이들은 예술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고 함. 집과 학교에서 봤던 그림들이 새롭게 달리 보인다고 하면서 가족들, 친구들과 그림에 대해 화가의 생각과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게 되었다고 함.
- 첫날 아이들이 그림들을 보고 즐겁게 발표하는 말처럼 글쓰기는 잘 쓰지 못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거침없이 그림에서 나를 찾아내고 타인의 감정을 발견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기 시작했음.
- 점점 나와 우리에서 세상, 세계로 사고가 확장되고 있음을 아이들이 느끼면서 너무 즐겁고 좋은 수업이라고 소감을 이야기함.
- 현실의 고난을 극복하는 희망적인 그림(정윤선 사진작가 작품)에 아이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음. 자연과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고 서로 사랑하는 법을 그림 통해 자연스럽게 깨달아갔음. 아이들과 자연과 멸종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를 함께 실천하기로 약속함.
- 그림을 통해 나 중심의 삶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아이들의 감성에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아이들이 점점 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음.
- 인원수가 많아서 조별로 책상 배치가 되었다면 좀 더 효과적이었을 것 같음. 마이크 음량이 떨어져서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아 발표자마다 곁에 가서 전체에게 재전달해야 했음
참여자 소감
- 처음엔 그림이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점점 재미있는 그림들이 많아서 너무 좋았어요.
- 정윤선 작가님의 위험한 도전을 담은 사진들이 계속 궁금해져요. 작가님이 다치지 말라고 응원하고 싶어요.
-예술감성 글쓰기를 계속 하다보니 일기쓰기보다 쓸 거리가 많아서 더 재미있어요. 이제는 일기에도 그림 글쓰기 계속 할래요.
- 친구들과 싸우고 화해하지 못했는데 콰야의 그림을 보고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서 속이 후련했어요.
- 지금 앱툰 만화를 그리고 있는데, 나의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로 재미있게 쓰고 싶어져요. 화가의 마음도 알게 돼서 앞으로도 멋지게 그릴 거예요.
- 처음엔 글쓰기가 어렵고 힘들었는데, 누군가에게 선물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쓰니깐 그 사람을 자꾸 생각하게 되요.
-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이렇게 그림을 보고 글을 쓰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 내 마음과 똑같은 그림이 있어서 신기했어요.
-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는 것이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보니 이제는 화가의 감정이 조금씩 보여요.
- 내가 아는 에바 알머슨과 피카소 화가가 나와서 반가웠어요. 앞으로 더 많은 화가들을 알고 싶어요.
- 엄마, 아빠, 동생과도 <새들도 압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그림으로 글쓰기 하고 싶어요. 가족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넘 궁금해요.
- 마지막 수업이라 겨우 용기내서 발표할 수 있어서 넘 좋았어요.
- 4회로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2학기에도 선생님과 계속 만나서 수업했으면 좋겠어요.
회차별 수업 내용 / 진행자 후기
<1회차_그림과 만나는 나>
신도림 초등학교는 학교 외벽도 화려한 색깔의 꽃과 나무와 나비가 그려져 있고, 복도마다 유명한 현대 화가들의 작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어서 예술이 함께하는 학교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최근에 미술관에 가봤는지 물어보자, 피카소 전시회에 줄서서 갔다는 아이가 때마침 나왔고, 가보지 못했지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를 꼭 보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림보는 게 지루하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수업을 통해 그림과 친해지는 시간 가져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많이 선택한 자화상은 원은희 작가의 <오늘 내가 발견한 감사와 기쁨>이고, 다음은 고흐의 <자화상>이었고, 윤두서의 자화상으로 무섭지만 그림도 그려주었습니다.
한 아이가 원은희 작가의 작품으로 한편의 동화를 썼는데 “한 여자가 저주에 걸려서 웃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머리카락이 꽃이 되어서 저주를 건 사람이 나타나 어려운 선택을 하게 하지만, 결국 저주를 풀어주고 다시 웃게 되고 하트가 생기게 되었다.”라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써서 아이들을 집중하게 했습니다.
같은 작품으로 다른 아이는 “꽃이 된 머리카락은 행복함을, 알록달록한 한복은 다양한 감정을, 얼굴은 편안해보인다고 하면서 마치 내가 도전하는 꿈이 성공한 느낌”이라고 읽어주었습니다. “배경은 어두워도 내 먹구름이 낀 마음을 포근하게 달래주는 느낌”이 든다고도 했습니다.
고흐의 자화상을 선택한 아이들은 고흐의 슬픈 사연을 듣고 자신의 이야기로 들려주었습니다. 음악회를 준비하는 한 아이는 “행복하면 따스한 노래를, 우울하면 느리고 슬픈 노래로 위로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첫날이지만 아이들이 그림을 통해 풍성한 감정을 읽어내고 자신의 감정으로 이입해서 솔직한 다양한 이야기를 써주었습니다.
<2회차_그림으로 보는 감정>
두 번째 시간이라 아이들이 이 시간을 기다렸다고 서슴없이 얘기해주었고, 오늘은 어떤 그림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시간보다 훨씬 그림을 깊고 넓게 바라보고, 상상의 날깨를 펴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 제일 많이 선택된 그림은 역시 윤정원 작가의 <새들도 압니다, 사랑받고 있음을>이었고 다음으로 콰야 작가의 <마음과 다른 행동>, 신정민 작가의 <혹등고래를 탄 사람들>을 선택했습니다.
윤정원 작가의 그림을 선택한 한 아이는 “소녀에게 가족이 없어서 슬퍼하고 있고 펭귄이 소녀의 슬픔을 위로해주려고 포근히 안아주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소녀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다시 힘을 얻게 될 것 같다”고 읽어 주었습니다.
같은 그림을 선택한 또다른 아이는 “서로 사랑하는 느낌이 들고, 서로 과하지 않게 행복하게 대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자신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고 썼습니다. 서로 과하지 않게 행복하게 대하라는 말을 어떻게 3학년 아이가 생각해낼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우리 어른이 아이들의 생각의 크기를 너무 아이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도 어른같은 사유와 감정을 갖고 있다는 재확인하면서 더욱 존중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콰야 작가의 그림을 선택한 아이는 ”얼마 전 친구와 싸우고 손가락질했던 기억이 났다. 이 그림을 보니 빨간 아이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하지만 친구가 잘못이 없다고 해서 내가 먼저 사과하기 싫고, 너무 짜증이 나서 그 친구들이 전학을 갔으면 좋겠다. 화해할 수 있을까? 그러면 마음이 편해질텐데 아직 마음의 무겁다.”라고 읽어 주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이 그 무거운 마음을 공감하고 빨리 화해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주기도 했습니다.
- 신정민 작가의 그림을 선택한 아이는 “흑동고래를 탄 아이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재미에 빠져 있다. 고래가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데려다 주는 것 같아 신이 나서 옷도 입지 않고 뛰쳐 나온 것 같다.”
- “배경이 노란 색인 이유는 빨리 올라가다보니 아이들이 놀란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아이들이 웃을 때마다 벚꽃이 더 많이 피어오르는 것 같다.“라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그림에 빠져 든 이야기를 섬세하게 읽어 주었습니다.
<3회차_그림으로 보는 세상>
세 번째 수업에서는 나와 너, 우리에서 시야를 확장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편견은 어떤 게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시각 장애인 친구가 그린 코끼리 그림을 보고 많이들 신기해했습니다.
그림을 눈으로만 보고 그리는 게 아니라 촉각으로 느끼면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알려주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운 증후군의 정은혜 작가의 그림들을 매스컴을 통해 봤던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데 장애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15분 예술 에세이에 많이 선택한 그림은 자페증을 앓고 있는 화가인 윤진석 작가의 <내 머릿속 시계들>이었고, 이어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삶의 단계들>, 채정완 작가의 <모두가 감독>이었습니다.
윤진석 작가의 작품을 선택한 아이는 편지형식으로 ” 윤진석 작가님께, 저는 새벽이란 단어가 너무 좋아요. 왜냐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온전히 쉴 수 있으니까요. 제일 싫은 시간은 11:30~12:00예요. 제일 힘이 빠져요. 작가님은 언제가 제일 좋고 싫은 시간예요? 궁금해요.“라고 써서 사람들을 만난 시간으로 기억하는 작가님께 물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같은 그림을 선택한 아이는 ”시계가 살아있는 것 같아요. 내가 싫어하는 시간은 4:44분예요. 불길해서요.“ ”오늘도 시계의 세계로 떠나자. 내일도 시계로 기억해서 나만의 세계로 들어가자. 나의 소중한 시계 친구를 만나자.“ 라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쓴 아이도 있었습니다.
프리드리히의 <삶의 단계들>을 선택한 아이는 <5가지 배들>이란 제목을 붙여서 ”배가 가까워져서 커지고 멀어지면서 작아지는 5가지 배들을 보면서 나도 점점 커가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고 시를 멋지게 지어서 읽어주었습니다.
같은 그림으로 ”배처럼 삶이 가깝고 삶이 멀어지면서 점점 나이를 먹어서 죽어가는 것 같다“고 죽음을 담담하게 써낸 아이도 있었습니다.
- 채정완 작가의 <모두가 감독>을 선택한 아이는 ”이 그림처럼 서로 외모는 같을지 모르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각자를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읽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섭다고 선택하지 않았다가 이 그림에 대해 쓰고 싶어서 계속 붙잡고 있더니 결국 귀한 한 줄을 써내서 칭찬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4회차_나의 취향 찾기>
마지막 수업이라 아이들이 아쉽다고 하면서 각자 준비해온 그림들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혹시나 그림을 갖고 오지 못한 아이들에게 책에서 선택하도록 했지만 더 다양한 동시대 작가의 작품들을 보여주기 위해 콰야의 작품들을 준비해갔습니다.
역시나 많은 선택을 받은 작품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였고, 밤에 별과 달이 반짝거리고 밝게 빛나는 것이 예쁘게 보였다고 하면서 고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반 고흐 작가님께, 저는 이 그림을 보고 아주 큰 감동을 받았어요. 저도 작가님처럼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저도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때가 많거든요. 작가님이 이렇게 우리한테 유명한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 같은 그림으로 ”저도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고 싶어요. 밤에는 항상 깜깜한데 별이 빛나니 저를 항상 보호해주는 느낌 같아요. 밤을 무서워하는 친구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읽고서는 더 이상 밤이 무섭지 않다고 좋아했습니다.
- 콰야 작가의 <단지 조금만 다를 뿐>을 선택한 아이는 ”파란 꽃이 많은 주황꽃들과 색깔이 다르지만 자기만의 개성이 더 멋진 것 같아요. 자긴 만의 개성이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것보다 훨씬 멋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소신껏 자기의 생각을 써주었습니다.
얼마 전에 고궁박물관을 다녀와서 팜플렛을 가져와서 그래도 그림을 그려보면서 우리나라 옛그림의 나무들을 그리기가 어렵다고 하면서 우리나라의 그림들도 아름답고 섬세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소감>
- 초반에 그림에 관심이 없고 글쓰기를 어려워하고 발표하기를 수줍어하던 아이들은 이제는 거침없이 그림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내고 감정을 발견했습니다.
- 나만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꺼내놓고 점점 생각의 크기가 확장되고 있다는 걸 글로 써냈습니다.
한주 한주 지날 때마다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 표현이 더 자유로와지고 솔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자신들의 속 이야기를 꺼내놓고 후련하다고 글쓰기에 대한 만족도도 점점 높아졌습니다.
- 아이들이 그림으로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에서 벗어나서 빨리 화해해야겠다는 답을 스스로 찾아내었습니다. 이렇게 4주만에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글 / 아트코치 티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