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 세계여행 in 뉴욕> 모임 운영자 7문7답 ㅣ 밤호수 님
왜 '밤안개'가 아니고 '밤호수'일까? 사연은 모윤숙의 시에서 기인한다.
호수 밑 그윽한 곳 / 품은 꿈 알 길 없고 / 그 안에 지나는 세월의 / 움직임도 내 알 길 없네 / 오직 먼 세계에서 떠 온 밤 별 하나 / 그 안에 안겨 흔들림 없노니 / 바람 지나고 / 티끌 모여도 / 호수 밑 비밀 모르리 / 아무도 못 듣는 그곳 / 눈물 어린 가슴 속 같이 // 호수는 별 하나 안은 채 조용하다.
세 자매의 막내로 태어난 그는 현재 볼티모어에 거주 중이다. 고국을 떠난 지 10여 년 향수병에 시다릴 무렵, 코로나 시국까지 겹쳐서 답답했다. 그렇게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게 블로그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 교사를 잠깐 했기에 글로 소통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아니, 엄청난 장기를 발휘하게 됐다. 바로 블로그마을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는 메타버스 빌리지는 이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안내소, 의상팀, 선물준비팀, 데코팀, 선물준비팀에 이어 은행,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 운영자까지 나섰다. 올해는 홍보 인력을 보강해 매일매일 블로그마을이 구축되는 현황을 한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도 발행할 계획이다. 그녀에게 메타버스 가상의 공간과 현실의 삶이 혼동되지 않는지 물어봤다. 대답은 이랬다.
- 좋아하는 동물이나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스누피’가 좋아요. 스누피 캐릭터 자체보다는 '그사세', 그들이 사는 세상을 좋아하는 거겠지만요. 어릴 적에 흐릿한 티비 화면으로 만났던 스누피. 그들만의 작고 아늑하고 행복한 세계에 사는 모습에 마음을 뺏겼어요. 그런데 나름대로 그 캐릭터들이 얼마나 철학적 사색이 깊은지 몰라요. 본인들은 모르겠지만. 지금도 저는 스누피 속의 마을에 살고 싶어요. 그렇게 평화롭게, 가끔은 함께 철학적 대화를 나누면서요^^
- 자신을 한마디로 정의해 주세요. 조금 부담스럽게 좌우명이나 신조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리운 게 많은 사람이에요. 스스로를 ‘그리움의 작가’라 하죠. 결국 늘 오늘이 가장 그리운 날이 될 것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마음 속에 꼭꼭 담아요. 기억으로, 마음으로, 머리로, 글로, 감성으로요. 결국 인생에선 언제나 지금이 가장 그리운 순간입니다. 그렇기에 오늘을 맘껏 사랑하고 싶어요. 내일 또 오늘을 그리워할 수 있게 말이죠.
- 어떤 일을 해오셨고,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과거와 미래, 현재를 알려주세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국어교사로 5년을 보냈어요. 학교 행정업무에는 취약했지만, ‘국어 시간’만큼은 날아다녔어요. 수업을 계획하고, 아이들과 나누는 시간들이 정말 행복했답니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 온 뒤부터는 한국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역사를 가르쳤어요. 그러다 펜데믹 때 운명처럼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동안 마음 속에 있던 것들을 쏟아붓듯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책을 출간하게 되고, ‘에세이 클럽’을 시작하고, ‘블로그마을’이라는 메타버스 가상마을도 기획하게 되었죠. 함께 표현하고 공감을 나누면서 에너지가 증폭되는 걸 느껴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다른 이들의 글쓰기도 도울 거에요. 무엇을 하든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함께 꿈을 꾸고, 함께 나아가는 에너지를 모으는 일이에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 가장 좋아하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최애 배우나 가수도 좋아요.
너무 뻔한 대답일까요.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가장 존경하는 사람도 ‘어머니’랍니다. 최근 출간한 책 <오토바이 타는 여자>의 주인공인 바로 오토바이를 타던 그 여자, 제 어머니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셨다는 이유만으로 존경하는 건 아니고요.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룬 분, 도덕성과 통찰력, 무엇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 나이가 되어도 늘 꿈을 꾸고 상상을 하는 건 절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받아주신 어머니의 덕분이랍니다. (물론 단점도 많으시지만 ^^)
- 인생 드라마, 인생 영화, 인생 책도 알려 주세요.
인생 드라마는 ‘대장금’. 인생 영화는 ‘노트북’. 인생 책은 ‘빨강머리 앤’입니다. 대장금은 그렇게 기승전결이 완벽한,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완벽한, 그토록 절정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주는 드라마를 못 보았기 때문이에요. 인생 책 ‘빨강머리 앤’은 말해 무엇하겠어요. 이미 너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데요. 열 권짜리 시리즈를 어린 시절부터 족히 몇백 번은 읽고 문장을 거의 다 외운 것 같아요.
번역가별로, 출판사별로, 영어원서까지 가지고 있는 진정 ‘덕후’라 할 수 있지요. 왜냐고는 묻지 마세요. 2박 3일은 떠들어야 하거든요. 블로그에서 처음 이웃분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것도 밤호수의 ‘빨강머리 앤 시리즈’ 덕분이었답니다. 지금도 검색 유입이 제일 높아요^^ 나이가 지금의 두 배가 되어도 제 인생과 함께한 ‘진짜 인생 책’은 변함없을 거에요.
- MBTI가 무엇인가요?
전 ENFP에요. 그것도 90프로 이상의 극단적인 편이죠. ENFP는 '재기발랄한 활동가'라고 나오는 성향입니다. 좋게 말하면 호기심이 많고 사교적이며, 열정적 창의적 통찰력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철없고 산만하다’, ’호불호가 명확해서 흥미있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인다’는 특징이 있다네요. 제가 그런 것 같아요. 이런.
- 앞으로 모임을 어떻게 이끌어가실 건지 포부를 밝혀 주세요.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함께 하는 분들이 기대를 해야 하는 건데 제가 더 설레고 있어요. 그동안 블로그마을을 기획하고 에세이클럽을 이끌면서 느꼈던 즐거움을 <메타버스 세계여행>에 탑승하신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몸은 현실에 있지만, 마음은 늘 여행 중! 마음이 그곳에 가 있기 위해서는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지도를 보면서 실제 그곳에 있듯 상상도 해야겠죠. 제가 좋아하는 아이스 라떼 한잔을 들고 함께 맨해튼을 걷고, 개츠비처럼 요트도 타고, 미술관 투어도 하려고요. 벌써 재밌을 것 같아요. 탑승하시는 분들이 후회하지 않으실 여행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정리 / 걷는 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