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분들 모두에게 선물합니다


선물한 지 오래됐다. 한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에게 주고 싶은 마음을 만지고 다듬어 끝내 하나의 물성으로 남기는 것. 선물이다. 이번주 글쓰기 주제는 선물하고 싶은 그림이다. 선생님들 글을 읽으며 몇번이나 울컥했다. 선물에는 대상이 있다. 곁에 있거나 멀리 있거나 그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는 소중한 걸 자주 잊는다. 때로 미워하기도 한다.

글로 사람을 데리고 오면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애틋해 하고 있는 내 마음을 만난다. 원망인 줄 알았는데 사랑의 다른 얼굴이라는 걸 깨닫는다. 글 안에서 관계가 재구성되고 극적인 화해에도 이른다. 내 삶의 오랜 못 하나가 스르르 빠져 나가, 지나간 것은 나를 아프게 하지 못하는구나 상처를 흘려보낸다.

이번 글은 만연체거나 비문이 있어도 첨삭을 하기 싫었다. 문장이 지닌 삶의 결, 행간이 품은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져 그 어느 것도 고칠 수 없었다. 한사람의 진실한 삶 앞에 잘쓰고 못쓰고는 중요하지 않다. 읽는 사람을 그의 마음의 풍경으로 데려가는데 더 무엇이 필요해. 그와 손잡고 푸르거나 차갑거나 따뜻하거나 황량한 생의 골목을 잠시 걸어보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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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함께하는 선생님들께 선물을 하고 싶다. 아까 낮에 김성욱 작가의 5주기 추모전에 들렀다. 3년전 내가 기획한 전시에서 함께 했었는데, 유족들이 작가를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다. 작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수많은 작품들과 남은 일들은 정리하기 버거운 큰일이다. 그 큰일을 작가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해내고 있는 것이다. 돌작품들은 가족을 위하는 온기로 그득했다.

이토록 멋진 작품이지만 처음엔 돌덩이였을 것이다. 작가는 돌 안의 예술을 보고 깎고 다듬어 정성껏 어루만졌을 것이다. 고된 작업이 힘들어도 희열이었을 것이다. 노동의 강도가 쎈만큼 성취는 커졌을 것이다. 우리의 글쓰기도 이와 같다고 조각 한점 가만히 선물하고 싶다. 얼핏 돌덩이같이 팍팍한 일상이고 별볼일 없는 인생이다. 하지만 쓰기 시작하면 달라진다. 쓴다는 것은 삶을 매만지고 깎아내며 영롱하게 만드는 일. 내 안의 별을 찾고 삶이라는 예술을 발견하는 일.

지금 그 어려운 걸 해내고 계십니다. 화이팅!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