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감성수업, 한 어린이의 놀라운 반응


'이젠 감성도 배워야 한다! 향유도 익혀야 한다!'가 지금 하고 있는 교육의 요체다. 그리고 이것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핵심 역량이기도 하다. 우리는 취향과 개성을 장려받지 못했다. 오히려 튀어 나온 못이 정 맞는다며 평균이 되길 애써왔다. 사회의 시스템도 평준화시키는 최적화 방식이다보니 기업도 학교도 튀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자기 인생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의미로든 반드시 튄다. 자기 주도적 삶이란 튀어도, 남들과 달라도, 그런 나를 누군가 별나다해도, 감수하는 것이다. 어쩌라고! 어깃장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갈길을 가는 것. 나는 소중하니까! 나의 취향을 알고 개성을 가꿔가야 한다. 예술은 그것을 도와준다.

예술교육 리더과정 15기가 진행되고 있다. 매주 전시를 보고 리포트를 쓰고 글을 쓰고 나누면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됐어요. 그림을 보는 게 아니라 투영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슥 보고 지나치면 모른다. 깊이 응시해보고 감흥을 기록하기 때문에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림과 글을 통해 자신과 마주한 이는 조금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공교육에서 예술 감성 교육 요청이 늘고 있다. 퍽 많은 학교들에서 너무 좋은 교육이라고 호응해주신다. 올해만 교직원 연수와 학부모 연수, 학생 특강을 거의 50회 넘게 했다. 지금 현재 서울 매동초에서 전교생 대상 예술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광명에서 곧 5개 중학교가 전교생 대상으로 예술 수업을 시작한다. 아마 내년에는 더 확장되지 않을까 싶다.




교육 사업이란 게 수익성이 아주 좋거나 퀀텀점프를 하긴 어렵다. 하지만 눈 앞에서 변화를 볼 수 있고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선한 영향과 기여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입소문 내주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변변한 마케팅도 없이 예교리 과정과 글쓰기 과정이 그분들 덕에 마감되고 있다. 예술에 문외한, 까막눈이었던 분들이 심미안 번쩍 뜨고서 '예술, 이렇게 재밌고 의미 있다'고 주변분들 손잡고 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혼자 갤러리를 지키던 내가 사람들과 다같이 누리게 될지 몰랐다. 특히 어린이들과 하는 수업은 시간이 되면 꼭 들어간다. 오늘 매동초 3학년 2반 예술 수업이 4회차로 끝났다. 귀여운 소년이 날 보자마자 "아, 너무 아까워요!" 한다. 응? 뭐가? "오늘이 마지막이잖아요! 저 이 수업 때문에 월요일이 좋아졌단 말이예요. 계속 하면 안돼요?"

'아쉽다'를 '아깝다'고 쓰는 아이를 꼭 안아줬다. 아이들이 써주는 글은 선물이다. 그림을 통해 발산되는 웃음, 마음, 생각. 글 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 혹은 할 수 없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친구가 마지막 수업, 뒤샹 워크숍에서 수학 익힘책으로 글을 썼다.

"닮았다. 수학책과 인생은 꼭 닮았다. 수학도 인생도 쉬운 문제가 있고, 어려운 문제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 풀린다는 것. 시작이 있고 끝도 있다는 것. 그래서 둘이 닮았다."

아이들로부터 순수와 사유를 잔뜩 충전해온다. 심지어 인생도 배워온다. 고맙다.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