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육청 아트콘서트 현장


멀리 가는 날은 여행이라 여긴다. 늘 비슷한 길을 다니며 놓치고 있던 것들을 잔뜩 발견하는 기쁨을 누린다. 창 밖의 풍경엔 잊고 지내던 계절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리 천천히 좀 가라던 가을 벌써 가버렸단다, 잔뜩 흐린 하늘의 입김이 차다. 멀리 자작나무 군락지가 하얗게 옹송그리며, 이렇게 모여 겨울을 나자고 서로 가까이 선다. 오늘 춘천가는 길, 서둘러 출발한 덕에 막히지 않고 풍경을 즐겼다.

<강원 교육 페스타> 강원 교육청 축제의 어울림 마당에 <그림과 음악이 만나는 아트 콘서트>를 진행했다. 강원대 6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됐는데, 추운 날씨에도 가족 단위 관객이 많았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셋이나 데리고 온 젊은 엄마도 있었다. 우리는 한시간 전쯤 도착해서 연주자들과 리허설을 했다. 오늘의 연주자는 1부 루체테 트리오팀과 2부 최건 피아니스트. 기념관이 원래 공연장은 아닌터라 연주하기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이런 축제나 행사는 가장 먼저 주최자들이 즐거워야 한다. 진행자가, 연주자가 그 시간을 즐겨야한다. 특히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중심을 단단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함께 즐겼다. 준비한 그림들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그 순간의 마음을 기록했다. 가족들이 많다보니, 발표해볼까요? 하자마자 아이들이 번쩍번쩍 손들었다. 그림을 보는 것에 겁이 없는 아이들, 그림으로 말하는 것에 자유로운 아이들. 아이들은 놀라운 글들을 썼는데, 보이는 세계 너머를 보는 능력을 보여줬다. 어른들은 절대 못 보는 걸 발견해낸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발표를 들으며 다같이 감탄해주고 아낌없이 박수쳐주었다. 어린 남학생이 "그림을 보면서 음악을 들으니 내 몸이 햇살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라고 말했는데, 마음에 예술이 아로새겨진 순간이네요! 너무 뭉클했다. 2부에는 유환석 작가님이 직접 나오셔서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였는데, 작가님은 말 못한다고 떨린다고 하시더니, 아이들이 발표하는 글들을 듣고 신나게 진행하셨다. 너무 감동이라고 연신 말하시며.

이 콘서트는 객석에 불을 끄지 않는 특이한 콘서트다. 이 콘서트의 주인공은 음악도 아니고 그림도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관객들, 순간의 감흥을 놓치지 않고 기록으로 남긴 우리들이야말로 예술의 진짜 주인이다. 춘천이 또 하나의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먼 길도 기꺼이 신나게 달려가는 보람이 크다. 함께해주신 모두에게 감사하다.

#강원교육페스타

#그림과음악이만나는아트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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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원교육페스타 그림과 음악이 만나는 아트콘서트|작성자 예술기록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