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 하나가 모든 걸 덮는다, 그렇게 만든다. 내 여행의 태도인데 삶의 태도이기도 한 것 같다. 오늘은 단 하나로 충분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을 보다. 예약도 어렵고 시간 맞추기도 어려운데 이곳을 보려고 만보를 걸었다. 인원을 제한해서 한 텀에 딱 15분간만 볼 수 있는데, 오랜 복원의 노력에도 상태는 썩 좋지 않다.
더 자세히 보려고 애를 쓰다가... 템페라 벽화 이야기와 성경 이야기를 듣다가... 다빈치가 얼마나 위대하고 최후의 만찬이 얼마나 대단한지 듣다가... 예수님과 열두 제자의 표정에서 감정을 본다.
심리 묘사에 탁월했던 다빈치의 스토리텔링이 느껴진다. 각자의 생각과 상황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가운데 계신 분의 깊은 슬픔이 와닿는다. 예술은 모든 종교를 포용한다.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선 누구라도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딸과 두오모 성당 앞에서 젤라또를 먹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깔깔 웃었다. 5월의 광장은 사람반 비둘기반. 비둘기는 한결같이 싫다. (그러다가 새똥 맞음.) 아이들은 공을 뻥뻥 차댔고 사람들은 다정했다. 사람 사는 일, 르네상스 시대나 2025나 다 거기서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