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하고 무심한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는데, 산만한 환경에서 힘든 대상에게 강의하는 경우다. 아트페어 현장이나 집중하기 힘든 공간이 그렇고,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가장 어렵다고들. 일단 표정이 없고 잘 안 듣고. 무릇 가장 잘 해야 할 분들이 제일 공감 못하는 것.
오늘 서울시 의회 워크숍에서 예술로 소통하기 특강을 했다. 이분들의 마음을 가장 잘 투영할 그림들을 함께 봤다. 그리고 2분 응시와 기록의 시간, 이후 감상 나누기를 하였는데... 모두 서로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는 시간이 됐다. 일단 일에 치여 감성을 드러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따뜻한 질문도, 그에 따른 응답도 해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장욱진의 <길 위의 자화상>. 서울시 의회 바로 근처 덕수궁 현대미술관에 가면 볼 수 있는 그림으로 짧은 글을 썼다.
ㅡ 때때로 외롭지만 내가 옳은 길을 가고 있구나 생각한다.
ㅡ 신사가 너무 말라서 걱정되지만, 황금들판이 있어 다행이다.
ㅡ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다. 같이 가자!
신기하게도 모든 글들이 에너지 넘치고 지향이 있었다. 그런 기세가 정치적인 걸 수도 있겠다. 불현듯 예술도 정치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도. 서로 다른 의견은 있어도 모두 한 편 했으면 좋겠다. 기후 위기 앞에, 출산 절벽 앞에, 빈부 격차 앞에, 수많은 문제들 앞에, 똘똘 뭉쳐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
'강의 험지'라는 정치인 예술 감성 특강을 즐겁게 마쳤다. 예술이 이렇게나 재밌고 유용한 소통의 매개가 된다고 어필도 팍팍 했다. 올해도 길 위의 자화상처럼 뚜벅뚜벅 걷겠습니다.
#예술소통특강
#그림과글이만나는소통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