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호를 아는 삶이 성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한분이 조용한 미소로 답하셨다. 호텔 냄새나는 방에서 뒹굴거리는거요. 중요한 건 호텔이 아니라 호텔 냄새다. 고단한 회사 생활로 여행을 자주 못간다고 하셨다. 그런 스스로를 위해 호텔 냄새, 룸 스프레이나 디퓨저를 다양하게 구비해놓고 그때 그때 방에 뿌린다는 것. 손뼉을 치며 공감했다.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손쉽게 그걸 할 수 있다면, 힘든 날 나를 건져올릴 방법을 안다는 것. 같은 향 덕후로 시공간을 단번에 전환시켜주는 그 방법을 나도 자주 쓴다. 줌수업 직전에 상쾌한 에너지가 업되는 향을 뿌린다. 자기 전엔 달콤한 향을 베개 끝에 살짝 뿌린다. 매번 향 속에서 가만히 읊조린다. 충분해, 행복해. 이번 나오시마 테시마 예술 여행에선 더욱 특별한 분들을 만났다. 내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고 참여하신 분들이 많아 너무 놀라웠다. 부질없이 흩어지는 말이고 글인줄 알았는데, 누군가는 귀기울여 듣고, 필사까지 하며 아로새겨 읽는군요! 뭉클해졌다. 우리는 미술관마다 그림과 글을 공유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예술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서로에게 열리는 창, 듣고 웃고 안아주며 동화되어 갔다.
마지막날 제일 맏언니님이 얘기하셨다. 여기온 분들, 모두 성공한 인생이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돈과 시간과 마음을 쓸 수 있다는 것. 이게 진짜 성공 아닌가요? 다같이 박수를 쳤다. 애호가 많아지는 삶이 성공한 삶 맞다. 사진으로 남겨보는 우리들의 행복한 날들.
#나오시마테시마
#느리게걷는미술관_예술여행4기
#다음번엔북해도문학여행갑니다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