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변은 온통 예술이다. 일상도 그러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해서도 포위당했다. 요즘 핫한 전시, 미술계 동향, 예술 정보 등등 그렇게도 흔하고 좋은 예술이다가... 강의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지엽적이고,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협소한 지 깨닫는다.
오늘 예술 강의는 현대백화점 고객 상담실 직원분들이다. 이곳 직원들을 위한 예술 감성 교육을 4회기에 걸쳐 전원이 하게 된다. 이 과정이 만들어지기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애썼다. 직원들에게 직무 교육 외 복지 차원의 예술 교육을 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보고 체계가 많다보니 눈밝은 한 명이 기안을 해도 위에서 틀어버리면 그만이므로, 실무자들이 정성껏 마음을 모았을 것이다. 첫 미팅 때도 수고스럽지만 본사 콜센터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녀들이 일하는 모습을 직접 봤었다. 작은 부스에서 하루 종일 감정 노동을 하는 그녀들. 힘든 그녀들을 위한 귀한 기획으로 첫 수업이 열렸다. 회사의 첫 시도니만큼 모두 다같이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나도 더 섬세한 강의안을 만들어 향유와 치유로써의 예술 수업을 준비했다.
그림은 알 수 없는 세계였을 것이다. 예술은 저 너머의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인데도 경청과 공감력은 역대급으로 좋았다. 직업적으로 훈련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타인을 듣고 공감하는 일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긍정없이는 불가능하다. 모두 그림을 통해 말하고 웃고 뭉클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쌓여갔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놀랐던 건 이 수업을 기획하고 성사시킨 관리자분들의 태도다. 함께 참여하며 눈물 흘려가며 끝나고도 벅찬 감동을 전해주셨는데, 그것은 직원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사랑이었다.
사람의 마음보다 귀한 건 없다. 그 마음을 잇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 그림 안보러 다니면 어떤가. 예술 좀 못 누리고 살면 어떻고. 진심으로 위해주는 마음 하나로도 우리는 충분히 기쁘게 오늘을 산다.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