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한 편과 15분 기록이 만든 마법의 시간


연극 <손차양>을 봤다. 뜨거운 태양을 마주하는 작은 손짓 손차양.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이 있고 그 작은 손짓 하나가 소중한 삶의 태도가 된다는 걸 알려주는 옴니버스 드라마.

손차양 연출자 재현쌤과 조연출(배우) 현진쌤은 박신양 장학회에서의 인연이다. 꿈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멋져서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얼마전 갤러리로 찾아와서 공연 소식을 알렸다. 그들의 설렘과 기쁨이 고스란히 와닿았고, 연극 공연 후 15분 기록 나누기를 약속했었다.

추석 연휴에 공연이라 좀 죄송해요! 하는 착한 연출자에게 추석에 할 일 없잖아요 연극보러 오세요! 자신있게 권해도 된다고 웃었다. 그렇게 추석을 탈출한 아트코치 7명이 함께 봤고 같이 썼고 연출, 배우들과 나눴다.

처음엔 서로 쫄았다고 했다. 연극은 쉴새없는 구성과 대사로 이뤄져 이야기가 잘 전달됐을까 혹여 어떤 평가가 내려지는 건 아닐까 배우들은 겁났다고. 우리는 이렇게 자의적으로 생각한 게 맞는건가 혹여 극이 의도한 메시지를 못 읽은 건 아닐까 괜한 걱정.

한명씩 15분동안 쓴 감상을 읽었다. 배우들은 무대에 그대로 앉았다. 누구는 극 속의 사람에게 이입하여 글을 읽다가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그걸 보고 배우도 따라 울었다. 연극은 가장 삶을 닮았다. 그러니 우리가 쓴 글도 모두 삶을 담았다.

"또 하나의 인생극 같아요."

연출과 배우들이 놀라워하며 말했다. 연극이 끝나고 한번도 직접 감상을 들은 적이 없어요. 그리고 연극을 하면서도 연기 자체에 몰입하느라 다른 건 생각을 잘 못했어요. 그런데 써주신 글을 들으니 제대로 잘했구나 너무 벅차고요. 진짜 연극의 완성은 이런 소통이라는 확신이 들어요. 모든 예술이 그렇고요!

모두 마음이 하나가 됐다. 나이도 성별도 떠나서 한세상을 사는 동행이 됐다.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됐다. 이런 경험들로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성장한다. 심지어 카페에서 수다 떨며 대학때 쓴 희곡 이야기까지 나와 낭독극 하자는 도모까지. 참 못말리는 우리들일쎄.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