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무엇일까요?” 하고 물어볼 수 있는 이 교실은 언제나 설레이는 곳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힘이 솟는다. 이제 학교라는 곳에 온 지 얼마 안된 1학년 아이들.
한글을 몰라도 그림으로 표현을 하고, 발표가 부끄러워도 끝까지 자신이 쓴 글과 그림을 발표하는 엄청난 용기를 보여주는 이들의 열정에 예술감성의 힘을 다시 느낀다. 아이들 마음에 예술감성 씨앗을 꾹꾹 담아주고 싶다. 머지않아 싹이 나고 꽃이 피어나 이 세상에 향기로운 예술감성으로 널리 퍼질것라 믿는다. 오늘 오랜만에 행복했습니다.
2학년 2반. 엄마 등에 업혀 온 한 친구. 교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문 앞에서 운다. 교감 선생님이 번쩍 안아 교실 의자에 앉혔다. 몸도 키도 또래보다 훨씬 작다. 활발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용히 앉아만 있다.
수업이 시작되고, 드디어 대망의 워크북 발표시간. 한줄씩 나와서 자기가 고른 그림과 글을 읽기 시작한다. 그 아이가 앉은 줄. 어떨까 싶어 책상 옆으로 갔다. 말을 시켜도 답이 없었는데. 아직 글을 쓸 줄은 모르지만 하고픈 말이 있었는지. 글을쓰는 왼쪽면엔 구불구불 물결무늬로 칸을 채우고. 오른쪽 면엔 그림을 그려놨다. 졸라맨 같은 느낌의 사람 3명. 아마도 가족사진 같았다. 자~ 이 줄 나와볼까 했더니, 그 친구도 워크북을 들고 나온다.
어떤 아이가 "선생님 000는 글씨 못써요." "아냐, 여기 나비라고 썼는 걸." 비슷한 글자를 짚어줬다. "그리고, 이쪽엔 이렇게 근사한 그림도 그렸어요"하고 반 아이들에게 보여줬다. 수업시간 내내 별 반응이 없던 그 친구가 배시시 웃는다. 한 친구가 소리친다. "야~ 000 웃었다" 어쩌면 새학기 들어 교실에서 한번도 웃지 않았을지 모를 그 친구.
얘들아. 쌤. 담주에도 간다. 딱 기다려. 1달 가까이 낫지 않는 목 잠김. 목에 손수건 두르고, 가습기도 틀고, 약도 한 숫가락 털어 넣는다. 목 잠김에 좋다고 해서 내 생전 처음 먹어보는 약. 들어는 봤나? 보령제약 용각산이라고. ㅋㅋㅋ 해소 천식에 좋다는. 목 관리는 '나는 가수다'만 하는게 아니다. '아트코치가 간다.' 나도 한다.
6학년 1반은. 말해뭐해. 말해뭐해. 만족 수업. 6학년 사춘기. 콧방귀 뀌면 어떡하나 했는데, 이게 왠떡. 내게 과분한 아이들... 시간 조절도 성공해서 롤링 페이퍼까지. 한국말 전혀 못하는 한 친구는 또다른 친구의 통역 도움으로 한명도 빠짐없이 발표하고.
수업후... 담임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놀랐다며. 오늘은 마이쮸를 반 아이들 모두에게 주신다고 하신다.(아마 마이쮸는 그날그날 잘하는 친구 몇명에게만 주는 특별 선물이었나 보다. 근데 오늘은 다 잘했으니, 모두에게) 글을 아주 잘쓴 친구가 마이쮸를 받으러 나오자, 담임샘이 나즈막히 그애만 들리게 말씀하신다. "오늘 선생님이 000 다시 봤다. 깜짝 놀랐어."
글치글치. 이 수업은 아이들 마음 속의 보석을 찾아주고 닦아주는 일.
ㅡ 아트코치 김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