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그림과 음악이 만나는 아트 콘서트


Viva la vida! 연주회에 가서 솔직히 살짝 존 적도 많다. (아주 잠깐씩이다 뭐.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연주의 레퍼토리보다 현장에서의 감각으로 감성과 감정, 심상과 심연 사이를 날아다녔다. 미끄러지는 건반 위, 떨리는 현의 옆, 울리는 관의 가운데를 자유롭게 활강했다. 그렇게 감정들이 종횡무진하니 잠깐 지쳐 조는 경우도. 

연주회가 끝나면 우르르 나가 급히 사라졌다. 나는 늘 궁금했다.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 너무 감동적인 연주였어! 라거나 임윤찬 너무 대단해! 그런 의례적인 이야기 말고, 조금 더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감상 이야기. 아까 2악장에서 나처럼 터너의 눈보라 속에 있는듯 먹먹했는지,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처럼 외로웠는지, 혹은 장욱진의 길 위의 사람 같았는지, 김범의 미로 같았는지.

연주회에서 느낀 감상을 휘발되기 전에 두서없이 막 써놓곤 했다. 책을 읽고 좋은 문장을 기록해두듯, 그림도 음악도 문장으로 만들어 좋은 것들을 아로새겨뒀다. 향유란 예술이 내게 들어올 때 일어나는 마음의 미소라고 생각한다. 표정은 얼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웃어야 진짜다. 피곤한 몸으로 부득불 연주회에 가고 전시회에 가는 건, 내 마음을 잔잔하게 웃게 해주려고 가는 것. 그러려면 조금 더 능동적인 향유가 필요하다. 어떻게? 이렇게!

오늘 들은 곡중 어떤 게 가장 좋았는지 말해보는 것이다. 내 마음의 1번을 정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해두는 것이다. 왜 그 곡인지, 어째서 그 음악이 좌심방 우심실로 들어왔는지. 그리고 동행과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우리는 아마 음악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하게 될테다. 아, 연주회에서 오직 음악에의 순수 몰입과 방해받고 싶지 않은 감상을 추구한다면 이런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패스!





그림과 음악이 만나는 아트 콘서트는 바로 이 과정을 연습하는 콘서트다. 예술에 대해 이렇게 마구 말해도 된다고, 그리해야 한다고, 관객을 들들 볶는 콘서트다. 관객은 이 콘서트에서 문학 파트를 맡는다. 우리 삶의 그림 일곱점과 그림에 어울리는 음악 일곱곡, 그리고 예술적 영감으로 즉석에서 쓰여진 인생 문학들. 예술을 가만 놔두지 않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시시각각 음미하는 시간인 것이다.

이렇게 들들 볶고 옆구리 찌르는 콘서트인데도 반응은 최고다. 그림이 살아 움직여요! 음악이 심장을 두드려요! 예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우리는 아득하게 잊었던 누군가를 만나고, 무지개 너머로 달려가고, 삶의 소중한 것들을 찾아낸다. 무덤덤한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하고 흐릿핫 눈동자가 빛을 발한다. 우리는 그 어렵다는 세가지, 그림, 음악, 문학을 한번에 향유해낸다. 그것도 순식간에 아주 쉽게 홀린듯이.

몸이 아픈데도 이 기회는 놓칠 수 없다며 약기운으로 온 분, 아이 운동회 하다가 후다닥 달려온 분 등 결국 향유란 이토록 절실하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늘 연주팀은 서울음대 루체테퀸텟이었는데, 마지막에 관객들과 이렇게 직접 소통하는 콘서트 어땠냐고 물었다.

이 젊은 연주자들도 관객의 이야기에 너무 뭉클하고 울컥했다고, 일주일에 한번씩 했으면 좋겠다고, 늘 내 연주에 사람들은 무엇을 느낄까 궁금했는데 직접 듣는 이야기에 감동했다고, 앞으로 연주할 때 더욱 마음을 실어서 해야겠다고, 모두 얼굴이 환해졌다. 마지막 그림에 Coldplay - Viva la Vida 를 연주했는데 정말 모두 한마음으로 외쳤다. 예술을 향유하는 우리들 인생 만세!

#그림과음악이만나는아트콘서트
#서울예술교육랩
#서초나우리아트센터
#즐거운예감





ㅡ참여 후기ㅡ
오늘 그림과 음악이 영화가 되어 감동으로 영혼을 압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 아트콘서트는 찢었습니다!
Viva la vida!

가족 여행 가는 날인데 이 수업 참석하고 바로 출발했어요^^ ❤️

집에 가는 길에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네요.. 오늘 이 계절과 어울리는 넘 행복한 시간이었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림이 음악에 따라 달라보이는 소중한 경험을 한 순간이었습니다.
20~30대에는 클림프의 키스가 첫사랑 혹은 열정적인 키스로 느껴졌다면 오늘은 음악을 들으며 보니 내생애 마지막키스가 저렇게 빛나는 사랑으로 가득 담아지길 바래보는 시간이였습니다.

봐도 봐도 감동이네요.
음악.그것도 현장에서 바로 느끼는 음악과 이제는 친숙하게 말을 걸어오는 그림이 만났을 때 음악의 선율에 그림의 빛이 움직이고 그림 속 바람과 공기,향기, 습도가 느껴지는 생경하고도 깊은 경험을 했어요.
요즘 전시회에서 유행하는 4D 모니터 그림은 이런 걸 표현하려고 한걸까요

값진 시간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