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부교육지원청 학부모 연수


지나고 보니 아름다운 시절


서울동부교육지원청 학부모 연수로 예술 특강을 했다. 각 학교의 학부모 단체 임원들이 130여명 오셨다. 장학사님들도 이 연수를 위해 퍽 마음을 쓰고 계셨다. 한달 전에 했던 다른 연수를 직접 들으러오셔서 요청해주실 정도로. 학부모와 교육청 모두 아이들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같았다.

젊은 학부모들을 만나니 나의 그 시절이 떠올랐다. 서른 몇, 놀기 딱 좋은 나이에 엄마 노릇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처음 해보는 학부모,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고. 더군다나 기쎈 8학군에서 어찌 버텼나 싶다. 버텼다기보다 이리저리로 갈대처럼 흔들리며 살아냈다. 아이 교육도, 인간 관계도 내뜻대로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이 만든 것 같습니다'라는 말로 젊은 학부모들과 공감했다. 그리고 교육은 학교에서 하지만, 평생을 거쳐 가장 최고의 교육은 엄마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오늘 준비한 그림은 김창열의 물방울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맑고 영롱한 통찰의 기록을 발표하셨다. 다들 너무 감동적인 시간이라고 해주셔서 같은 학부모 선배로 보람 가득.

엄마는 모두 내 아이를 행복하고 지혜롭게 키우고 싶다. 그럴려면 나부터 그런 모습이 되어야 한다. 아이 초등 1학년때 부부간에 큰 불화가 있었다. 그즈음 담임 선생님이 부르셨다. 아이가 통 집중 못한다고, 예전과 다르다고, 무슨 일이 있냐고. 멍한 정신에 죽비를 맞은 느낌이었다. 물론 엄마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늘 좋은 모습일수는 없다. 하지만 매순간 한번 더 생각한다. 나를 보살피고 내게 최선을 다하는 게 아이도 위하는 길이라는 것.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그러하다는 것.

하여 내 이기의 변명이랄까. 진정성이랄까. 내가 즐겁고 행복한 게 가장 최우선이라는. 예술 향유도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이므로. 어쩌다보니 예술 강의를 하러 다니는데 결과로는 자아존중감 교육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매사 비교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니 모두가 쉽게 긁히고 상처받고 다시 복수를 재생산한다.

타인을 존중해야 나도 존중 받는다. 그림 한 점을 이토록 다르게 보는구나 서로의 관점을 들으며 수용을 경험한다. 긍정 인정을 체득한다. 늙다리 꼰대의 이야기로 느껴질까봐 웃기려고 노오력하는데, 모두의 표정이 환해져서 이만하면 성공이야! 홀로 대만족했다. 세상의 모든 학부모들! 힘내십시오! (아이가 대학원 다니니 나도 아직 학부모인가, 언제 끝나나.)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