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밝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렇지는 않다. 나는 지극히 자기 중심적이라 내가 좋아하는 것만 밝히는 편이다. 객관성이 없다. 그런데 가만 보니 눈 밝은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그들이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아봐주고 다가와주고 만들어주고. 정말 사람이 기적이구나 매순간 깨닫게 된다.
경주에서 두 개의 특강이 있었다. 오후에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원 특강을 했는데, 나이 지긋한 남자 선생님께서 그만 울컥하시며 눈물을 보였다. 다들 깜짝 놀랐다. 평소 경북 상남자이신 듯 했다. 그런데 장욱진의 길 위의 자화상을 보고 쓴 글에는, 한없이 여리고 인간적인 선생님의 고뇌가 역력했다.
매일 화내지 말자고 다잡는 마음, 아이들의 웃음에 다시 힘을 내보자는 의지, 끝이 없을 것 같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같은 길을 걸어갈 나를 스스로 일으켜 세우는 마음. 선생님들의 글은 특히 지금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서로를 이해하는 공감의 물결이 일렁였다. 먼데도 꼭 와주셨음 좋겠다고 진지하고 간절하게 청해주신 백선생님도 상상 이상이었다고 감탄해하셨다.
눈 밝은 사람들 덕분에 무심하고 껌껌한 내가 산다. 우연찮게도 딱 1년 전, 경주중 중2 남학생 120명과 예술 특강을 했다. 처음엔 거절했었다. 중2라니! 게다가 남학생이잖아. 그런데 그때도 선생님의 지극 정성에 수락했고 중2 남학생들을 왕창 만났고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그 때 썼던 아이들 글은 예시로 가끔 강의할 때 읽어주는데, 눈물 주루룩. 오늘 선생님들도 그랬다.
그래서 전국의 눈밝은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이 예술 수업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학생 포함), 새로운 콘텐츠를 장착하고 싶은 분들, 모두를 위한 공감과 존중을 배울 분들, 연락 주세요. 우리의 삶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힘닿는대로 잘 놀아야 하니까요!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