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 대구국제아트페어 특강


미술관 100% 즐기는 방법, 전시회 즐기기 등 특강 제목은 낚시다. 더 솔깃하라고, 더 궁금하라고 최대한 애를 쓰는 것이다. 실은 100%가 어디 있겠나. 예술은 취향의 영역인데, 감상도 내 성향대로 즐기는거지. 하지만 누리고 즐기는 것에 젬병인 우리는 예술 앞에 대체로 얼음! 이다. 그림 한 점 앞에 몇 초나 서있어야 적당할까. 왜 무제냐고 물어봐도 될까. 맘에 와닿는 그림이 하나도 없는데 진정 나는 예술 무식자인걸까.

얼음, 땡!이 필요하다. 내가 하는 강의는 선입견과 편견이라는 얼음을 깨는 일이 시작이고 전부다. 그 관점만 전환하면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아진다. 열살처럼 보세요! 예술 앞에선 누구나 초심자니까요. 주먹 쥐고 일어서며. 😆 오늘도 <디아프(대구국제아트페어)를 즐기는 방법>으로 특강을 했다. 다행히 낚인😅 분들께서 라이브룸을 찾아주셨다. 길지 않은 시간 (50분) 이어도 관객들 참여는 필수다. 오늘은 1분 응시와 기록이다. 이상민 작가의 백자 그림을 화면 가득 띄웠다.




자,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으세요. 한문장도 좋고 두문장도 좋습니다. 기록하세요. 신기하게도, 도대체 누가 손을 들 것인가 매번 걱정하는데, 손을 번쩍 들고 나의 문장을 읽어주신다. 누군가는 그릇 가득 밥을 채우고 사랑을 채우고, 또 누군가는 고단한 마음 이제 그만 비우자 비우자 한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청년과 어린이. 청년은 "그림 속 그릇은 완벽해보이지 않는데, 무언가를 담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릇은 완벽하다"라고 써주었다. 본인의 마음 그대로 투영됐음이 느껴졌다. 우리 모두 완벽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소중하고 온전한 존재라는 것. 7살쯤 됐을까 여자 어린이는 "컵 속에 고양이가 있어요"라고 말해 모두를 놀래켰다.





흡사 어린왕자의 보아뱀처럼, 아이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너머를 보는 것인지도. 너머를 보는 상상력은 살면서 큰 힘이 된다. 공감력, 창의력 다 거기서 말미암으니까. 우리는 아이의 시선에 깊은 감탄의 박수를 보냈다. 제목에 낚였는데, 그림 보고 막 글 쓰라 하고, 발표까지 하라 하고, 황당한 경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예술의 주체가 누구인지 단번에 깨닫는 방법으로 이 엉뚱한 방법은 퍽 효과적이다.

출장겸 일찍 와서 전시들도 둘러보고, 만나고 싶었던 분들도 다 만났다. 인연이 있으면 어디서든 그 사람이 보이고 반드시 만나진다. 그리고 그 인연은 또 기쁘고 즐겁게 이어진다. 정우철 도슨트, 김희은 까르찌나 대표님, 야리라거 혜준 대표님, 장민숙 작가님, 정효순 작가님 외 우리 예교리 선생님들, 그리고 갤리리 전 대표님. 그 다정한 마음들 덕분에 먼 길도 흔쾌하고 더할 나위 없었다. 감사합니다.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