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청 예술 감성 특강
딸이 예술경영 대학원에 다니며 곁다리로 듣는 게 많다. 어제 들은 이야기. 일론 머스크가 학교를 세운 이야기. 애드아스트라(라틴어로 '별을 향하여')는 기존의 학교와는 다른 미래형 학교로 기존의 과목들은 배우지 않는다. 인공 지능과 협업해서 살아야 하는 세계에서 필요한 것들, 나쁜 인공 지능 선별 능력과 질문법 등 지식 위주의 교육이 아닌 필요한 지혜를 쌓는 과정으로 설계되어 있다.
교육 목표는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 교육 방식으로는 로봇 만들기, 토론, 창의적 글쓰기 등등. 오! 첨단을 대비하는 미래 학교에서도 글쓰기의 중요성은 알고 있는 것. 인공 지능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려줘도 그것을 내가 필요한 영역과 연결하고 적용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결국 창의력과 사고력인 것이다. 그것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글쓰기인 것.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에 올라타 용맹한 사자처럼 달리면 좋으련만 솔직히 이 격변이 두렵다. 젊은이들처럼 빠릿하지 못하고 정보에도 느리고 알아도 하릴 없다. 인간의 길어진 수명은 불안함을 더욱 부추긴다. 도대체 긴긴 세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니. 그래서 매일매일 뭐라도 쓰는 것 같다. 내 삶의 속도는 내가 정하려고.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떠내려 가지 않으려고. 취할 건 취하고 무시할 건 무시하고. 악착같이 또박또박 중심을 잡으려고.
인공 지능을 이기는 예술 감성 교육이라고 부르짖고 있지만, 사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중심과 균형에 대한 이야기다. 인공 지능에 압도되거나 무력해지지 않고 나의 본질과 탁월함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나를 잘 알아야 하고, 깊이 들여다봐야 하고, 자기 효능감 단단해야 하고.
이때 예술이라는 콘텐츠는 몹시 유용하다. 그리고, 모든 걸 구체화하는 도구가 바로 기록이라는 것. 지금의 나를 사부작사부작 성장시키는 것도 매일 쓴 기록이다. 때로 한 줄만 쓴 적도 있고 밤새 소설을 쓴 적도 있다. 수많은 전시회를 다니며 감흥이 휘발되는 게 싫어서 쓴, 그림 보고 글쓰기는 인생 콘텐츠가 됐다.
글을 잘 쓰는 게 중요하지 않다. 그냥 막 쓰는 게 중요하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는 것, 휘발되어 버리는 문장을 잡아채 놓는 것. 그렇게 붙들린 글, 기록된 순간은 저절로 깊어져 사유가 되고 세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이 된다. 모든 문장은 묵히면 반드시 힘을 지닌다.
오늘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구미시청 공무원분들께 예술 감성 특강을 했다. 전 공무원 대상(500명쯤 오셨다고) 예술 강의를 요청해주셔서 대단하다 했더니, 담당 팀장님이 작년 대구아트페어 때 강의를 들었던 분. 신기하게도 눈 밝고 맘 따뜻한 분들이 인연을 계속 이어준다. 인위적으로 홍보하고 어필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게 설명으로 하면 잘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예술은 향유재고 교육은 경험재라고 얘기한다. 그러므로, 직접 좋은 그림 한 점 '누리고' 한 번 '써보면' 바로 체감이 된다. 궁금하신 분은 두 달에 한 번 즐거운예감에서 예술감성 수업을 열고 있으니 체험 신청하셔도 좋겠다. 굳이 애드아스트라 안가도 별은 내 가슴에! 😆⭐️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