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음에 기쁨이 솟구쳐 어쩔줄 모르던 순간. 온몸의 세포가 와르르 깨어나 활발발하던 순간. 삶에 그런 순간이 있었나 돌아보니 온전히 환희로만 가득찼던 때 별로 없다. 늘 환희 뒤에 걱정, 설렘 뒤의 불안이 딱 불어 따라왔다. 처음 아이를 낳고 품에 안던 순간도 벅찬 환희와 두려움이 함께 했다.
뛸듯이 기쁜 소식을 듣고도 만끽보다는 가만히 마음을 눌렀다. 기쁨은 오래지 않아 끝날 거라는 걸 알았다. 환희는 길지 않아 사그러든다는 걸 알았다. 더 기쁠 방법보다 덜 슬플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감정의 간극을 줄이려고 애쓴 것 같다.
오늘의 그림으로 <최욱경_환희>를 골랐다. 그림은 환희를 불꽃처럼 터뜨리고 슬플 땐 심연까지 다다르고 즐거울 땐 소리내어 높게 웃고 아플 땐 누군가에게 손내밀고. 생의 온갖 형상들이 다 들어있다. 그것들을 가두지 말라 말한다. 갇히기 싫다 춤춘다. 그래. 모든 건 잦아들고 지나간다고 서둘러 마음을 누르지 말자. 온전히 누리는 데 집중해보자.
낮에 잠실 롯데 아레나 광장에서 토크 콘서트로 예술 특강을 했다. 한국 경제 아르떼에 예술 칼럼을 쓰고 있는데, 그중 청춘과 예술이라는 컨셉으로 초청됐다. 야외 광장이고 잔디밭 위의 자유로운 사람들. 평화로운 풍경이었지만 강의에 좋은 컨디션은 아니다. 하기 전에 계속 시뮬레이션을 했다. 담대하고 다정하고 조금 하이텐션으로!
담대함을 타고 난 건 아니다. 유년의 나는 말 안하는 아이였으니까. 사람은 살면서 환경에 맞게 진화한다. 생각했던대로 집중해서 퍽 즐겁게 마쳤다. 삶의 환희가 도처에 있다. 내가 못 보고 지나칠 뿐. 그를 캐내는 일이 바로 향유다.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