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트센터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 수업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쉽게 연민하곤 했다. 특히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아아 너무 안됐구나, 선한 마음인줄 알았던 그것이 감상적 연민이었던 것 같다. 십년 전쯤 우연히 전시를 봤다. 일체의 정보없이 그림과 맞닥뜨리는 걸 좋아하는 나는 전시를 보며 갸우뚱했다. 전지 사이즈에 아이들 몸의 형상이 그려져 있고 색도 제각각에다 삐죽빼죽.

그제서야 전시 안내문을 읽어보니 시각 장애인 친구들의 예술 작품이었다! 
너무 놀라웠다. 카프카의 도끼가 내게도 찾아와 얼어불은 편협이라는 바다를 쩍 내리쳤다. 눈이 보이는 사람만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어차피 예술은 보이는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것인데. 아이들은 몸을 도구로 꿈을 그렸다. 바다에서 헤엄치는 아이, 하늘로 날아가는 아이, 그림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고 해맑았다.

그 이후로 현상으로 판단하지 않게 됐다. 쉽게 연민하지 않게됐다.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섣불리 감상에 젖어 감정의 우위에 선 듯 불쌍하게 여기는 것 또한 폭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수평적인 시선, 평평한 관계로 이어져야 한다.

강릉 아트센터에 다녀왔다. 아르브뤼 코리아 협동조합에서 기획한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 전시에서 예술 수업을 함께 했다. 너무 추워서 많은 분들이 불참하셨는데, 덕분에 작가님들, 참여자들과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아르브뤼 발달 장애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생의 기쁨, 슬픔, 그리움 등이 아주 명료하다. 그래서 그림으로 글을 쓰면 생의 진실한 마음들이 저절로 톡 튀어나온다. 다들 발표하며 서로에게 놀란다. 아니, 이런 생각을 하다니요! 대단해요! 감동인걸요! 내내 감탄이 이어진다.

김기정 작가는 선택적 함구증인데, 그림으로 수다를 떤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말이 그림에 가득이다. 정도운 작가는 자기만의 언어를 그림으로 만들어간다. 슬픔도 아픔도 위로도 응원도 별의 순간으로 기록해둔다. 두 작가님은 두 시간 내내 집중해주었고 함께 참여해주었다.​

우리는 오늘 모두 빛났고, 모두 이어졌다.
장애, 비장애로 나뉠 것도 없었고, 어른도 아이도 그저 그림 앞에서 자유로웠다. 자기 앞의 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동등하게 자기 삶의 주인공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존재를 있는 힘껏 응원해주면 된다. 그것이 최고의 선이다.

#강릉아트센터

#함께할때빛나는우리展

[출처]자기앞의 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다|작성자 예술기록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