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젊은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내가 뭐 그리 이타심이 많거나 애국자도 아니건만 지금 우리 사회, 앞으로의 세상, 솔직히 우려 크다. 자존감을 지키기 너무 어려운 비교 사회, 과정보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성과 사회를 살며 우린 너무 취약해졌다. 그리하여 무감해졌다. 감정 피로도가 높다 보니 감각 기능을 잘 쓰지 않게 된 것.
일종의 방어기제 같다. 비교 앞에 나의 무능이 확인되는 것에 대한. 친구의 성공에도, 누군가의 자랑에도 무감해져야 상처를 안받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게 기쁜 일이 생겨도 흡족한 리액션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공감과 존중의 부재 시대.
작년에 기억에 남는 두 그룹의 예술 수업이 있다. 고립 은둔 청년을 위한 예술 수업과 시그니엘에서 했던 어떤 기업의 입사 1년차 예술 수업. 20대 후반 나이대는 같았지만 있는 곳은 완전히 다른 이 두 젊은이들에게 같은 그림을 보여줬었다. 그리고, 결과는... 두 그룹 다 비슷했다. 앵그리영맨, 글루미영맨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됐다. 그들은 막막해했고, 불안해했고, 젊음의 반짝임을 한숨으로 가리고 있었다. 그들의 무력함이 우리 모두의 책임같아서 너무 미안했다.
오늘 한양대 사범대 미술교육과 학생들 특강을 했다. 이곳 김미남 교수님은 너무 특별한 분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내 책을 읽고, 내 SNS에서 정보를 찾아 예술 수업하는 곳으로 직접 오셨다. 이 독특한 예술 수업을 아이들에게 해달라고 진작 요청해주셔서 오늘 특강이 이뤄졌다. 같이 점심을 먹으며 우리가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데 동의했다. 생각하는 결, 지향하는 꿈, 행동하는 동기가 같았다. 서로의 엉뚱함에 크게 웃었다.
아이들은 역시나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지만 희망을 놓지 않았고, 관계에 성찰하고 스스로 길을 찾고 있었다. 누구보다 흡수도 빠르고 전환도 빨랐다. 그림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하 웃고, 워어 놀래고, 끄덕이고 감탄하고. 처음과는 사뭇 다른 공감의 온기가 강의실에 차올랐다.
미래 예술 교육자가 될 아이들이라 더 정성을 다했다. 국영수보다 더 중요한 핵심 교육이 될거예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감성 교육이니까요! 아이들의 소감과 질문이 이어졌는데... 생각보다 깊이있는 생각들을 하고 있어서 다시 감동이. 무슨 일이든 도울테니 연락하라고 했고, 내가 가진 자료들도 넘겨줬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어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우리에겐 좋은 선배가, 후배가 필요하다. 함께 성장하고, 성공에 축하하고, 나도 멋지게 나이들어갈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사회. 결과보다 과정에서 생기는 일들과 만나는 사람들을 믿는다. 우린 은근과 다정이 있다.
[출처] 국영수보다 더 중요한 핵심 교육|작성자 예술기록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