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아트 콘서트 현장
1.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느닷없이 화이팅! 오늘 하루 행복하실 겁니다! 활짝 웃으며 환영해주신다. 생뚱맞은 화이팅에 나도 활짝 웃으며 저 오늘 화이팅이 필요한 날인데, 어찌 아셨어요! 덕분에 아주 잘할 것 같습니다! 감사해요! 그게 주문이 되고 실제가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2. 서울시립미술관, <그림과 음악이 만나는 아트 콘서트>. 120명 가까이 신청해주셨다. 다 오시진 못해도 크지 않은 세마홀이 가득 찼다. 쫄지마 임선생인 나도 이럴 때 쫀다. 이 많은 사람들이 오늘 쓴 시간, 마음, 헛되게 하고 싶지 않으므로. 새로운 자극, 신박한 경험으로 잠들어 있던 감각 세포 으랏차 깨어나길 바라므로.
3. 늘 그렇듯 깨어있는 분들이 온다, 열려있는 분들이 온다. 준비 된 분들이 온다. 오늘 볼 작품들은 2023년 우리 곁의 그림들 7점, 음악은 김남중 비올리스트와 정욱 기타리스트의 선곡들. 올해의 전시회 중 가장 핫했던 전시회의 기억에 남는 작품들로 골랐다. 그림과 음악을 준비했으니 자, 들들 볶을 차례다. 😅
4. 그림과 음악에 넋 놓기 딱 쉽다. 그런데 매 작품 그 순간의 감흥을 기록해야 한다. 그래서 이 콘서트는 객석 조명을 끄지 않는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각자의 수첩이나 핸드폰에 무조건 글을 써야 하므로. 처음엔 이게 뭐지 하다가 그래 한번 써보지 뭐 홀린 듯 쓰게 된다. 내가 들들 볶는 재주가 좀 있다. 😆
5. 3분의 기록. 사람들이 발표를 하면서 이 콘서트의 주제는 명료해진다. 같은 그림, 같은 음악을 누리고 쓴 글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런데 그 다름이 가슴으로 공감되고 이해되고 수용된다. 어린이의 한마디에도 감탄이 터진다. 특히 오늘은 남성분들의 참여가 많아 너무 좋았는데, 무덤덤한 줄로만 알았던 그들은 몇 문장으로도 울림이 남달라, 남자에 대한 편견을 깨준다. 늘 느끼지만 우리에겐 계기가 없었을 뿐이다. 이 때 예술은 너무 좋은 질문이고 계기가 되어준다.
6. 이렇게 형광등 아래서 연주하기는 처음인데요! 직접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이 경험이 너무 좋아요! 연주자들의 소감. 사실 연주자들에겐 너무 미안하다. 큰 무대의 멋진 조명 아래 오롯이 연주에 집중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우리는 백그라운드일 뿐 오늘의 주인공은 그림도, 음악도 아닌 관객이어서. 이 콘서트의 기획과 의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에 함께 해준 김남중 비올리스트, 정욱 기타리스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7. 무엇보다 토요일 오후를 기꺼이 즐거이 내어주신 관객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오랜만에 얼굴 보러 멀리서 달려와주신 분들도 많았는데 너무 놀랍고 감동이어서 마음을 전하는데 한계를 느꼈다. 와, 진짜 너무너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8. 택시 기사님의 화이팅 효과가 이렇게 크다. 친절과 다정은 우리를 웃게 한다. 힘나게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예술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 이야기이고, 우리가 갖고 있는데 잘 쓰지 않는 공감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앞으로도 함께 해보자고 옆구리 콕콕, 계속 들들 볶겠습니다.
9.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 대관 담당자님이 얼마전 서울시청 공무원 특강때 오셔서 발표하신 분이었다. 와! 기적은 이렇게 일상에서 만나는 겁니다.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