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문고 교직원 연수


열정을 가진 한 사람의 힘은 실로 엄청나다. 숭문고등학교에 교직원 연수 강의를 왔다. 오래된 학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맨질맨질한 계단을 점을 찍듯 을라 4층 도서관에 이르렀는데... 경쾌한 듯 다정한 음악, 화사하고 널찍한 공간, 얕은 책장과 각기 개성 있는 방들. 마치 새로운 시공간이 열린 듯 마음이 단번에 환기됐다. 이제 막 공사를 마친 도서관이라고, 그 첫 강의자로 모셨다고 하며 선생님이 반겨주셨다. 

조금 과장하자면 세상을 바꾸는 건 누군가의 강력한 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을 새로 만들며, 상상한 모든 걸 그대로 구현했다고, 반대도 있었는데 고집스레 이렇게 만들었다고 웃으시는데, 그간의 맘고생은 말 안해도 알 것 같았다.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공간은 아니다. 학교도 공부만 하는 곳은 아니다. 아이들 마음을 크게 넓게 깊게 만들어주는 게 교육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런 도서관이, 예술이 필요한 거고. 

"누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덩그라니 가운데를 차지한 등받이없는 쿠션 쇼파, 세상에! 지친 아이들이 잠시라도 누울 수 있는 도서관이라니! 선생님은 눈빛 하나에도 마음이 다 보이는 다정하고 따뜻한 분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이 도서관에 가득가득했다. 선생님들을 만나며 얼마나 격무에 시달리는지, 힘든지 조금 알게 됐다. 그리고 공교육이 무너졌네 말도 많지만, 이 격변의 사회를 살아가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과 속도의 균형을 잡으며 가르친다는 게 또 얼마나 무겁고 막중한 것인가 알게 됐다. 결국 이 사회의 미래, 아이들에게 있고, 아이들의 성장,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니까. 


2년 전 서울교육청 어린이도서관에서 <그림과 글이 만나는 예술수업>을 16차시 진행했었다. 그때 함께 했던 주무관이 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연락이 왔다. 이 수업,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너무 기쁘고 벅찼다. 예술 감성 교육으로 놀랍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변화를 알기에, 주무관 한 사람의 의지가 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일단 1학기에 초,중등학교 10개 학교 한 학급에 4차시 수업으로 진행된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예술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 선생님들과 으쌰으쌰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의지의, 열정의 단 한 사람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 놀랍게도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글 /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