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수업이라 몇명 밖에 발표를 못했는데, 나중에 다 끝나고 소년 하나가 수줍게 노트를 슥 내민다. 거기엔 울고 싶은 마음, 남들에겐 보여주지 못하는 외로운 마음이 잔뜩 써있었다.
그래, 이거다. 우리는 모두 이야기하고 싶다. 겉으론 다 큰 어른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하지만, 우리 안에는 소년이 있다, 소녀가 있고 어린애 있다. 그걸 알아주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고, 존중받고 싶다.
누군가의 마음을 듣고 거기에 말을 얹는 일. 늘 조심스럽지만 또 나도 말에는 진심을 담기에 우리를 이어주는 다정의 힘을 믿는다. 수업 끝내고 공항 오기 전, 어음리 억새 군락지에 들렀다. 억새 맛집 아끈다랑쉬 오름이 어른거렸지만, 이게 어디야! 억새에 이는 작은 바람에도 꺅꺅 신나라!
늦가을엔 억새와 사랑이 제철입니다.